사이트가 느리다고 해서 고쳤는데, 느린 건 사이트가 아니었습니다
속도 점수를 믿고 멀쩡한 페이지를 뜯었다가, 문제가 페이지가 아니라 재는 방식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이야기입니다. 점수가 낮게 나왔을 때 고치기 전에 확인할 두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차분한 개발자입니다.
홈페이지 속도를 재주는 사이트들이 있습니다. 주소를 넣으면 점수가 나오고 빨간 항목이 줄줄이 뜨는 그것입니다. 얼마 전에 저는 그 점수를 믿고 멀쩡한 페이지를 뜯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입니다.
이번 주 · 다 껐는데도 숫자가 안 변했습니다
제 사이트 하나가 속도 점수 72점을 받았습니다. 낮게 나온 항목을 따라가 원인을 고치고 배포까지 했습니다. 다시 쟀습니다. 점수는 그대로였습니다.
그래서 하나씩 껐습니다. 화면을 움직이는 기능을 껐습니다. 그대로였습니다. 글꼴을 껐습니다. 그대로였습니다. 꾸미는 파일까지 전부 뺐습니다. 남은 건 글자뿐인 페이지였는데, 첫 화면이 뜨는 시간은 2.4초에 붙박여 있었습니다.
거기서 이상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무것도 안 남은 페이지가 2.4초 걸릴 수는 없습니다. 그때부터 페이지 말고 재는 쪽을 의심했습니다.
같은 주소를 이번에는 실제로 인터넷을 느리게 만들어놓고 재봤습니다. 100점이 나왔습니다. 화면도 1.5초 만에 떴습니다. 같은 페이지를 제 컴퓨터에서 그냥 열어보니 0.1초였습니다.
느린 건 사이트가 아니었습니다. 기본으로 잡혀 있던 측정 방식이 “이 정도 회선이면 이만큼 걸리겠다”고 계산해서 보여주는 추정치였습니다. 실제로 재본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 짐작을 고치겠다고 페이지를 뜯은 겁니다.
여기서 남는 건 방법 하나입니다. 원인이 안 좁혀질 때는 의심되는 걸 하나씩 빼봅니다. 그러다 전부 뺐는데도 숫자가 안 변하면, 남은 게 범인이 아니라 자를 잘못 대고 있다는 뜻입니다.
개발이 아니어도 그대로 쓰실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점수가 낮게 나왔다면 고치기 전에 두 가지만 해보시면 됩니다. 하나, 다른 도구로 한 번 더 잽니다. 둘, 시간을 달리해 한 번 더 잽니다. 두 번 다 낮을 때만 사이트를 의심하시면 됩니다. 점수 한 번 보고 수정을 맡기면, 멀쩡한 걸 고치는 데 비용이 나갑니다.
만들면서 · 무료 진단을 열었습니다
이 일이 지난달 말에 있었습니다. 하필 그때 제가 만들던 게 남의 사이트를 점검해주는 도구였습니다. 제가 파는 진단기가 제 사이트를 오진한 셈입니다.
그래서 재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점수가 낮게 나오면 방식을 바꿔 한 번 더 잽니다. 두 번 다 낮을 때만 낮은 점수로 내보냅니다. 그러지 않았으면 남의 사이트를 억울하게 깎아놓고 고치라고 할 뻔했습니다.
그 진단을 이번 주 월요일에 열었습니다. 주소만 넣으시면 1분 안에 봐드립니다. 잘 돌아가는지, 안전한지, 찾아올 사람에게 제대로 보이는지를 영역별로 확인하고 종합 점수를 냅니다. 점수만 던지지 않고 발견된 문제를 우선순위대로 정리해 왜 중요한지 쉬운 말로 풀어드립니다. 상세 리포트는 PDF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주소는 mugyeol.kr 입니다. 홈페이지를 만들어두고 한동안 안 들여다보셨다면 지금 상태가 어떤지 한 번 넣어보셔도 됩니다.
맺으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점수나 리포트를 보고 뭘 고쳐야 할지 애매하셨던 적이 있다면, 어떤 항목이었는지 들려주시면 반갑겠습니다. 다음 호에서 그 항목부터 풀어보겠습니다.
차분한 개발자 드림